어학을 전공한 학도로써 원서를 읽는다(해석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이 힘든 것인지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는데, 친구가 아닌 얼굴도 모르는 3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번역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어찌 말로써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요즈음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프트웨어 제품 개발에 있어서도 ‘자신만이 이용하는 시스템의 개발 노력을 1 이라 했을 때, 나를 포함한 우리가 사용하는 시스템은 그 보다 3배, 그리고 나를 제외한 3자들만이 사용하는 제품은 9배의 노력이 들어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아직까지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어려운가 묻는다면, 저는 번역이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의 경우도 입력물(사용자 요구조건)이 있듯이 번역 작업도 원작이라는 입력물에 기초 한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프로그램밍 언어론에 준하여 개발된 각각의 프로그래밍 언어가 지닌 일정한 규칙의 지원을 받는 전자에 비해서 후자는 번역자 혼자만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제2의 창작’이라 불릴 정도의 고달픈 과정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몇몇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번역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작업인가를 재인식 하는 것이좋을 듯 합니다.

-‘언어 대 언어의 대결이 아니라 한 언어가 다른 언어를 슬쩍 스쳐 지나가는 순간 모든 의미가 전달되는 것’

-독일 평론가, 발터 벤야민

-‘자신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그 문장을 결코 옮겨 적을 수 없듯이, 작가가 완전히 소화하지 못한 사유는 문장으로 나타낼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독자를 배려한 행동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이때 아무런 의미가 없고 영향도 주지 못한다.’

-‘번역자는 창작자와 독자를 맺어주는 가장 직접적인 매개입니다. 창작자에 버금갈 정도로 작품세계를 두루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번역은 외과수술에 비할 수 있을 만큼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번역가는 문장을 가르고 의미를 잘라내며 언어유희를 이식하고, 큰 것을 잘게 부수며 끊어진 것을 동여맨다. 때로는 정확성을 기하려다가 오히려 본뜻을 해치고 왜곡하기도 한다. ….”

-‘프랑스어로 ‘번역하다(traduire)’란 동사는 ‘건너게 해 주다(traducere)’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번역가는 ‘언어의 나루를 건너게 해 주는 뱃사공’인 셈. 고마운 존재이지만 사실 번역가는 ‘잘 해야 본전’인 직업이다. 매끄럽게 번역된 외국소설을 읽으면서 번역가를 떠올리고 감사하는 독자가 얼마나 될까? 반면 어색한 표현을 접하면 대뜸 번역가부터 욕하기 십상이다.

이러한 원망은 원작자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번역가가 작품을 잘 살렸다”는 작가보다 “번역가가 내 걸작을 망쳐 놨다”는 작가가 훨씬 많을 테니까.”

그러나,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완성되어지는 것이기에 그 혜택은 수많은 독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내 서가에 꽂힌 책의 반은 번역가들 덕분에 내게로 온 것이다. 나는 번역가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번역가는 우리로 하여금 언어의 바다를 건너 신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 준다.”

오르세나

지금까지, 남의 손으로 만든 컴퓨터와 관련 제품을 이용해 업무를 하느라 제조 국가의 사람들은 하지 않아도 되는 생고생(?)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했습니까? 어디 그 뿐입니까? 얼마나 많은 사기(?)를 당해 왔습니까?

이제 우리의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은 많은 분들의 참여 없이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을 알기에 동참을 호소합니다.

IT 거버넌스, 통제 그리고 보증과 관련한 좋은 글이 있으면, 수고를 부탁 드립니다. 한 단락도 괜찮습니다. 분량에 구애받지 마시고 참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히려 저작권을 해소하기 위해서 요약 형태도 좋을 듯합니다.

그럼, 다시 한번 간곡히 당부를 드리면서 ….

P.S 아래는 도올 선생의 '논술과 철학 강의'  책 내용 중에서 뽑은 글입니다.

먼저 충실(신)해야 하고

둘째로는 의미가 전달되어야 하고(달)

셋째로는 우아해야 한다.(아)

 

엔 우후 『 천연론 』에서

리앙 치차오(1873~1929)